프랑스의 심장부, 리옹(Lyon)은 단순한 중간 기착지가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지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 풍부한 미식 문화, 그리고 중세와 르네상스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골목골목. 파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매년 수많은 여행자들을 매료시키는 리옹. 이 글에서는 실제 프랑스를 여행한 이들이 가장 만족했다는 리옹 필수 코스를 중심으로 관광지, 음식, 체험 활동을 소개합니다.
구시가지(Old Lyon) – 르네상스가 살아있는 거리
리옹 여행의 시작은 단연 구시가지(Vieux Lyon)입니다. 리옹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15~17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이 그대로 보존된 이곳은 마치 중세 유럽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줍니다. 구불구불한 골목과 알록달록한 건물 외벽, 고풍스러운 창틀까지, 사진 찍기에도 완벽한 장소입니다.
구시가지에서는 ‘트라불(Traboules)’이라 불리는 비밀 통로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통로들은 과거 실크 무역 시절 장인들이 비를 피하며 물건을 나르기 위해 만든 지름길로, 현재는 일부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또한 ‘생 장 대성당(Cathédrale Saint-Jean-Baptiste)’도 놓칠 수 없습니다.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외관과 함께, 내부의 천문 시계는 많은 여행자들의 인생샷 포인트입니다.
이곳에서는 리옹 전통 ‘부숑(Bouchon)’ 레스토랑들이 즐비해 있어, 식사와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구시가지에서의 하루는 그 자체로 리옹을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푸르비에 언덕과 전망대 – 리옹 시내를 한눈에
리옹에서 가장 높은 지대인 푸르비에 언덕(Colline de Fourvière)은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명소입니다. 언덕 꼭대기에는 푸르비에 대성당(Basilique Notre-Dame de Fourvière)이 우뚝 서 있으며, 이곳에서 보는 리옹 전경은 단연 압권입니다.
대성당은 로마네스크와 비잔틴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하며, 내부의 화려한 금박 모자이크와 스테인드글라스는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언덕은 도보로도 올라갈 수 있지만, 푸르비에 푸니쿨라(Funiculaire)라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더욱 편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언덕 주변에는 고대 로마 극장(Roman Theatres of Fourvière)도 있어 고대 로마의 흔적을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여름마다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푸르비에 언덕에서의 산책은 리옹의 역사와 자연, 그리고 도시 풍경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환상적인 코스입니다.
리옹의 미식 – 꼭 먹어야 할 음식과 추천 장소
‘프랑스 미식의 수도’라는 별명이 붙은 리옹답게, 이곳에서는 어디서 먹어도 맛있는 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요리는 살라드 리오네즈(Salade Lyonnaise), 소시송 브리오슈(Saucisson en Brioche), 그리고 도전정신이 필요한 안두예트(Andouillette)입니다. 특히 부숑에서 제공되는 이 요리들은 리옹의 식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부숑은 단순한 식당이 아닙니다. 19세기 초, 여성 요리사들이 가정식으로 손님을 맞던 문화에서 유래된 공간으로, 지금도 그 따뜻하고 진솔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리옹에서 가장 유명한 부숑 중 하나는 ‘Daniel et Denise’, ‘Chez Paul’, ‘Le Café des Fédérations’ 등이 있으며, 대부분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또한, ‘레알 시장(Halles de Lyon Paul Bocuse)’은 전 세계 미식가들이 모여드는 장소입니다. 프랑스 요리의 거장 폴 보퀴즈(Paul Bocuse)의 이름을 딴 이 실내 시장에는 프리미엄 치즈, 샤퀴트리, 초콜릿, 와인, 해산물 등 온갖 프랑스 식재료와 요리가 모여 있습니다. 단순히 구경만 해도 재미있지만, 현장에서 간단한 식사도 가능해 미식 여행자에게는 필수 코스입니다.
파리의 세련됨과는 다른, 리옹만의 따뜻하고 정감 있는 매력은 여행자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구시가지의 중세 분위기, 푸르비에 언덕의 환상적인 전망, 그리고 부숑에서 맛보는 전통 음식들은 리옹을 단순한 도시가 아닌 ‘경험’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리옹은 반드시 일정에 넣어야 할 도시입니다. 그곳에서는 당신이 생각한 ‘진짜 프랑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